스톡홀름 보니에르 미술관에서 열린 마리아 보니에르 달린 재단의 장학생 전시회가 세바스티안 요한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올해의 장학생인 아프랑 노르뢰프 말레키안(Afrang Nordlöf Malekian)과 로게르 스메비(Roger Smeby)는 서로 매우 다른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지만, 놀랍게도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실 너머의 세계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두 작가가 현실 너머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점입니다. 큐레이터 니나 외베를리는 카탈로그 텍스트에서 두 작가가 표면적으로는 다르지만, 깊이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를 다른 세계로 안내하며,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주목하게 만듭니다.
로게르 스메비: 지하 세계의 탐구
스메비는 스톡홀름 지하철 시스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어두운 터널과 거친 암벽을 통해 관람객의 공간으로 들어옵니다. 작업 도구와 반사복은 인물 없이도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거대한 뱀, 저승사자, 사나운 곰이 유리 덮개 안에 갇힌 모습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스메비의 지하 세계는 로이 프리베리의 예술과 유사하지만, 판타지적 요소와 강렬한 트래시(trash) 문화를 결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아프랑 노르뢰프 말레키안: 신화와 상상의 결합
말레키안은 조각된 사자 꼬리를 통해 퍼포먼스를 펼치며, 작가 자신을 태양에 사는 사자로 표현합니다. 사자는 말레키안의 예술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란 망명 유산의 중요한 상징입니다. 특히, 그가 메얀 졸업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대규모 프로젝트 "Keeping up with the iranians"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상호작용과 경계 없는 세계
말레키안은 이란 디스코 음악, 신화적 소재, 전통 레시피, 석류, 손으로 채색한 초상화 등을 활용하여 활기차고 일관된 예술 세계를 구축합니다. 또한, 퍼포먼스 식사에서 사용된 종이 접시로 만든 단순한 기둥들은 "Stripper sun"이라는 대형 비디오 게임과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이 작품 속으로 들어가 춤을 출 수 있도록 합니다. 말레키안이 창조하는 하이브리드 세계는 성별과 문화를 초월하며, 모든 경계가 허구임을 강조합니다.
미술관의 도서관에서는 말레키안의 비디오 작품 "Min kära far sa"가 전시됩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몸을 감싸 안고 팔의 윤곽을 그리며, 아들이자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전시의 특징과 아쉬움
이번 전시는 미술관 전체를 활용하여 진행됩니다. 이는 장학생들의 작품을 넓은 공간에서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장학생의 대조적인 세계가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조화는 관람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마리아 보니에르 달린 재단은 두 명의 젊은 예술가를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