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예술가 메타 이사우스-베를린(Meta Isæus-Berlin)이 삶의 기억을 탐구하는 전시, ‘사라진 축제(Festen som inte blev av)’를 통해 관람객들을 매혹할 예정입니다. 그녀는 1,160제곱미터에 달하는 스톡홀름 문화회관 5번 갤러리에서, 물, 설치 미술, 회화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기억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일 것입니다.
기억을 조각하는 예술가
이사우스-베를린은 30년 이상 예술을 통해 기억을 탐구해 왔습니다. 그녀는 일상적인 공간에 초현실적인 요소를 더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설치 미술, 조각, 회화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로의 몰입을 선사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종종 집을 배경으로 하며, 프로이트의 ‘언캐니(unheimlich)’ 개념과 연결되어, 익숙함 속에서 기이함을 발견하게 합니다.
‘사라진 축제’: 현실과 꿈의 조화
이번 전시 ‘사라진 축제’에서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꿈결 같은 형태로 변모합니다. 떠다니는 부엌, 위기에 처한 침실, 식탁에서 사라지는 저녁 식사 등, 현실과 비현실이 융합된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이사우스-베를린은 “설치 미술은 거의 항상 어떤 사건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사라진 축제는 취소된 크리스마스 만찬에서 시작되었다. 삶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을 설치 미술로 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술가의 작업 공간
이사우스-베를린은 쿵스홀멘(Kungsholmen)에 위치한 아틀리에에서 25년 동안, 그리고 1980년대부터는 이곳에서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녀의 아틀리에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완성된 조각과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식품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물건들을 통해 삶의 기억을 되새기며, 특히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패스터 잉거(Faster Inger)의 금시계를 언급하며, “이곳의 모든 물건은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 그리고 유머
이사우스-베를린은 물을 중요한 소재로 활용하며, 2,000개의 비닐 장갑에 800리터의 물을 채운 작품을 시작으로, 여러 대규모 물 설치 미술을 선보였습니다. 그녀는 “물은 나를 기쁘게 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녀는 유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머 없이는 어떤 작품도 만들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웃음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회화로의 전환과 예술적 의미
2006년, 이사우스-베를린은 회화 작품을 처음 선보이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녀는 설치 미술에서 회화로의 전환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항상 해왔던 방식대로 하기를 원했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화를 낸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림을 통해 아버지의 세계에 머물고 싶었고, 예술 세계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현실, 기억, 통찰력을 담아내며, 심리적 깊이를 탐구합니다.
‘Käftsmällen’과 삶의 유머
이번 전시에서는 ‘Käftsmällen’이라는 회전 조각 작품을 통해 기계적인 요소를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이 작품은 삶의 고난을 상징하며, 이사우스-베를린은 “우리는 모두 삶에서 고난을 겪는다. 그것이 삶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유머를 통해 이러한 고난을 극복하고, 삶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니클라스 외스틀린드(Niclas Östlind) 교수의 평가
예테보리 대학교 사진학 교수이자 큐레이터인 니클라스 외스틀린드는 이사우스-베를린을 “존재의 심오한 흐름에 대한 특별한 개방성을 가진 예술가”로 평가하며, 그녀의 작품이 “매체에 관계없이 생생하며, 재료 자체가 고유한 의지를 갖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사우스-베를린의 예술이 “자기 자신보다는 더 큰 인간적인 것에 관한 것이며, 두려움, 힘, 무방비 상태와 같은 실존적 질문을 형상화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사우스-베를린의 전시는 개인적인 것을 넘어 보편적인 것으로 향하는 예술적 여정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