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테보리 오페라가 칼 마리아 폰 베버의 대표작 ‘프리스키테’를 노르딕 느와르 스타일의 범죄 영화로 재해석하여 선보였습니다. 오페라 무대는 스웨덴 북부의 한 마을로 옮겨졌으며, 연극적인 요소가 강조된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프리스키테’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프리스키테’는 1821년 베를린 초연 이후, 농부, 사냥꾼 등 시골 인물들이 오페라 무대에 등장하여 민족과 그들이 속한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초기 독일 낭만주의가 추구했던 원초적인 모습과 민담, 신화, 유령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요소들과 일맥상통합니다. ‘프리스키테’는 이러한 모든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칼 마리아 폰 베버는 여행 극단 출신으로, 독일 극장 및 오페라 관객들의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괴짜 작곡가 아베 보글러에게서 이국적인 분위기와 파격적인 화성을 배우며, ‘고향’과 ‘이방’, 익숙함과 낯섦 사이의 긴장감을 표현하는 기술을 익혔습니다. 특히, 악보에서 호른 파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표현하고, 자연 그 자체의 음색을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찬사와 논란 속의 ‘프리스키테’
베를린 초연 이후, ‘프리스키테’는 모든 이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폰 베버가 결말 부분의 유혈 사태를 보다 숭고한 방식으로 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곡가 첼터는 친구 괴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이 작품에 열광한다”고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이는 칼-아이나르 해크너가 리세베리에서 공연했을 때, 한 어머니가 해크너의 ‘유혈 사태’에 질려 아들을 데리고 무대에서 뛰쳐나간 일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바그너는 파리에서 ‘프리스키테’를 관람한 후 독일 언론에 보낸 보고서에서 “아, 사랑스러운 독일의 꿈!”이라고 썼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현대 시대에 이르러 종종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마스터 연출가 크리스토프 마르탈러는 올해 안트베르펜 오페라에서 바이에른 옥토버페스트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예테보리 오페라의 새로운 시도
100년 만에 예테보리 오페라에서 공연되는 이번 작품에서, 무대 연출진은 영화 ‘예가르나’와 TV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에서 영감을 받아 스웨덴 북부의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노르딕 느와르’의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그립니다.
예테보리에서는 오페라를 범죄 영화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무대 연출과 피와 불을 사용하여, 눈부신 설경 속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이는 때때로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부차적인 것으로 만들고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프리스키테’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학에 대한 응답이라는 아이디어를 이해하게 합니다.
뛰어난 출연진
아담 프란센(막스), 크리스티안 린드로스(카스파), 오르한 일디즈(오토카)를 비롯한 합창단과 솔리스트들은 작품의 중심을 잡기 위해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아가테 역을 맡을 예정이었던 마틸다 스테르비는 건강 문제로 출연하지 못했지만, 앤헨 역의 케르스틴 아베모는 그녀의 연극적 재능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오페라의 연극적 차원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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