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내세우는 기후 변화 대응 약속들이 진부하고, 실제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스웨덴어 전문 매체인 의 안데르스 스벤손(Anders Svensson)은 기업들이 ‘순 배출량 제로(netto noll)’와 같은 표현을 남발하며,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 ‘목표’, ‘여정’, ‘야망’과 같은 단어를 쏟아내지만, 이러한 수사(修辭)가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만적인 마케팅
2023년, 특허 및 시장 법원은 유제품 회사인 아를라(Arla)의 친환경 우유 포장재에 사용된 정보가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아를라가 오늘날의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100년 후에 기후 크레딧을 구매하는 것은, 우유가 기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환경 및 기후 문제와 관련하여 마케팅의 진실성은 매우 중요하며, 친환경적인 주장은 높은 상업적 가치를 지니지만, 근거 없는 약속으로 포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겉치레에 불과한 약속들
하지만 아를라는 겉으로만 친환경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일 뿐입니다.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은 500개의 국제 대기업에서 발행한 1,200개 이상의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4곳 중 3곳이 ‘순 배출량 제로’를 언급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내용은 불분명했습니다. 목표, 여정, 야망과 같은 모호한 표현들이 사용되었으며, 많은 경우 기업들은 미래 기술로 현재의 기후 발자국을 해결하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연구진은 기업들이 ‘순 배출량 제로’를 사용하는 것을 일종의 집단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사회는 기업들에게 친환경적인 노력을 기대하며, 그렇지 않으면 평판이 훼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하는 기업의 수사
이에 따라 많은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는 ‘전환’, ‘약속’, ‘달성’과 같은 단어들이 추가되었고, 다양한 지도, 로드맵, 경로와 같은 은유가 쏟아졌습니다. ‘~을 향하여(toward, towards)’와 같은 전치사 역시, 배출가스 없는 미래를 향한 움직임을 상징했습니다. 그러나 그 목표가 어떻게 실현될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BP의 사례
전형적인 예시로 세계 최대의 가스 및 석유 회사 중 하나인 BP가 있습니다. BP는 장기적으로 기후 발자국을 ‘순 배출량 제로’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는 ‘우리의 DNA에 내재된’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회사는 지구를 돌보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며,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BP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기후 관련 약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들의 수사 속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되자, 심지어 DNA조차 변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